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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9-27 17:59
박근혜 정부의 의약품 규제완화
 글쓴이 : 관리자    


박근혜 정부의 의약품 규제완화


김준현(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

 

의약품 규제완화는 신속한 시장출시와 가격우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의약품 허가 및 등재절차, 가격결정 방식 등이 규제완화의 주된 대상이다. 보건의료를 산업육성 차원에서 접근하는 정부 기조는 제약업계의 개별적인 요구사항을 제도변화의 근거로 삼았다. 의약품 공급자의 수익성 담보가 제도개선의 핵심으로 수요자의 부담능력이나 공적보험에 미칠 영향은 우선적인 고려대상이 아니다. 의약품 영역에서 국민의 대리인 역할을 해야 하는 정부가 오히려 제약 산업의 옹호자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이는 건강보험을 위주로 한 공적재원을 제약산업 자본증식을 위한 안정적인 투자처로 제공하겠다는 의도이다.

 

현 정부 들어 그동안 제기된 제약업계의 민원은 의약품 주요정책으로 곧바로 반영 되었다. 신약을 위주로 한 의약품의 시장출시를 촉진하는 대책들이 입안되어 현재에도 외국에 비해 신약허가 기간이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유럽각국 약 300) 제약사 요구사항을 그대로 반영, 신약허가 기간을 기존 150일에서 120일로 단축하였고 식약처 임상시험 면제(,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 1상 면제)나 완화도 일제히 전개되고 있다. 제약사의 입맛에 맞춘 보험약가제도 개선 대책이 끊임없이 발표되면서 글로벌 혁신신약(세계최초로 허가받은 신약도 아님. 사회적 기여도 등 애매한 기준 적용)이라는 이름하에 건강보험 심사평가 기간을 120일에서 100일로, 건강보험공단 협상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등 시장 출시를 위한 진입장벽 해소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의약품 가격결정방식도 주된 타깃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의약품의 건강보험 가격결정은 200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선별등재방식이 주된 골간인데, 치료적 효과와 경제성이 담보될 경우에만 급여항목에 등재하겠다는 취지이다. 제약업계는 경제성 평가의 보수적 기준을 탓하며, 기존 약제와의 비용효과성에 근거하기 보다는 환자의 필요성 등 약품 진입에 유리한 다양한 기준 적용을 요구해 왔으며, 보험자의 약가결정과 교섭력을 약화시키는 정책대안도 요구해 왔다. 임상적 개선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약이라는 이유로 가격협상을 생략 하는 조치인 대체약제 평균가(가중평균가 이하 약제 약가협상 생략)를 그대로 신약 가격으로 결정하는 정책이 현재 시행되고 있다. 보험자의 약가협상을 통한 약가인하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동아일보>


신약 가격에 대한 우대정책은 건강보험 재정의 수용능력에도 영향을 주어 제약업계는 신약에 대한 비용효과성의 수용한도(ICER threshold)상향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였다. 작년에는 이에 대한 정책결정 심의 절차(건강보험정책심의회)도 없는 상황에서, 보건복지부가 특정 약제의 ICER 임계값을 일반신약에 비해 두 배 가량 적용(5,000만원)하는 방안을 제시하여 논란이 되었다. 제약회사의 로비 의혹과 함께 ICER 값을 임의로 적용하는 등 제도권에서는 이미 신약 우대를 암묵적으로 허용해 온 것이다. 비용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은 경우에도 불구하고 혁신신약이라는 명분하에 대체약제 최고가의 10%를 가산하는 등 의약품 고가 등재 정책이 서슴없이 자행되고 있고, 특허 만료시 까지 약가인하 유예조치도 적용하여, 약가 사후 관리 기전도 무력화 시켰다. 이러한 규제완화는 주로 희귀질환치료제, 항암제 유형이 해당되는데 이들 약제들은 대부분 국내 건강보험등재 약제 약가 순위에서 상위권(1~30)을 점유하는 유형들이다.

 

최근에 정부는 의약품의 신속등재를 보장하는 법률 개정안(의약품의 개발지원 및 허가특례에 관한 법률)까지 마련하였다. 정부에서 규정하는 획기적에 해당되는 특정 의약품(신약 및 바이오의약품이 주된 대상)은 별도의 심사절차를 거쳐 심가 기간을 단축 하겠다는 것이 요지이다. 의약품의 신속등재나 일련의 고가약 등재 정책(제약사 특혜)은 건강보험의 재정부담으로 직결되고 결국 그 부담은 보험료를 납부하는 국민들의 몫이 된다. 제약사 민원이 정책집행의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되면서 건강보험 약가 제도의 주요 근간인 선별등재제도도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의약품 등재기준, 약가, 사용량 통제 등 공보험 관리 기전이 모두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의약품 신속등재는 제외국 경험을 보더라도 분명한 경계 대상이다. 신속등재는 의약품 안전성에 위협을 주는 제도적 요인으로, 미국의 경우 신속허가 허용(The Prescription Drug User Fee Act: PDUFA, 1992년 제정, 1997, 2002, 2007, 2012년 법안 개정)이후 의약품의 블랙박스 경고 및 퇴출이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큼 증가되었고, 심각한 부작용에 의한 블랙박스 경고 가능성은 3.27, 시장퇴출 가능성은 6.92배 높아졌다는 보고이다. 규제완화로 인한 이 같은 악결과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의 의약품 규제완화는 의료민영화 정책과도 결부 된 것이기도 하다. 보건의료의 기본적인 체질 변화를 유도하고, 그 핵심은 시장중심 그리고 산업자본이 지배권한을 갖는 보건의료 제공체계의 변화이다. 58조원에 이르는 국민들의 공적자산(건강보험)을 타깃으로 제약 자본의 증식 경로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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