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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1-05 12:04
[칼럼]가난해도 아프면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970    

 

가난해도 아프면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

 

조경애 (건강세상네트워크)


 

‘서민복지예산 역대 최고 81조’

 

최근 거리에서 눈에 띄는 현수막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2010년도 예산안의 복지 증가를 강조하면서 '친서민 예산'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이 예산안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의 비판과 예산 확대 요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국회 예산 심의도 중단된 상태이다.

최근 경기가 회복세가 보인다고 하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살림살이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명목 근로소득은 통계 작성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감소했고, 가계 빚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좀처럼 줄지 않는 교육비까지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하니 서민의 겨울은 더욱 춥기만 하다. 실직에, 소득 감소에, 가족중에 갑자기 병이라도 나면 제때에 치료라도 받을 수 있을까? 이를 대비하여 정부는 대책을 세우고 있는가?


가난한 환자들 의료비 쥐어짜기   


현재 정기국회에서 심의중인 2010년 예산중 저소득층 지원 예산은 싹둑 잘렸다. 서민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소득 감소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예산은 오히려 줄인 것이다. 

복지부는 2010년 의료급여 예산에 3조 7166억원(5.9%증액)을 배정하였는데, 정부조정안은 3조 5002억원(0.3%감액)으로 줄었다. 올해 3조5,106억에 비해 104억이 감소한 것이다. 의료급여는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와 이재민, 국가유공자, 탈북자, 행려환자 등에게 의료비를 지원하는 제도인데, 인구중에 3%정도만 해당한다. 2010년 의료급여 대상자는 174만5천명으로, 올해의 137만8천명보다 크게 늘리고 예산은 오히려 줄였으니, 갑자기 의료급여 환자들의 건강이 좋아지기라도 한 것인가! 건강보험 진료비가 연평균 15% 증가하는데, 만성질환, 중복질환, 중증질환 환자가 많은 의료급여의 진료비 증가율을 -0.3%로 축소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인가?

그 해답은 복지부가 추진중인 의료급여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에 담겨있다. 복지부는 의료급여 수급자의 의약품 과다이용 사례를 제시하며, 이런 오남용을 막기 위해 동일성분 처방 조제일수를 초과할 경우, 그리고 선택병의원을 이용하는 환자도 진료일수를 초과할 경우에 진료비를 지원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하였다. 복지부는 이미 2007년부터 진료비 절감조치를 취해 연평균 20%를 상회하던 진료비 증가율을 2007년에 7.2%, 2008년에는 5.9%로 절감 효과를 보았다. 그도 모자라서 또다시 의료급여 환자들을 잡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식의 눈으로 보자. 40여만원의 최저생계비를 받은 의료급여환자가 천 원이상의 본인부담금을 내면서 동일성분의 약을 1년동안 1만4천개나 처방받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같은 일이 있다면 의료급여 관리사가 이미 시정조치를 했어야 하는 것이고 처방받은 약들의 행방을 철저히 밝혀 법적 처리가 이루어져야 할 사례이다. 중복처방의 책임을 힘없는 의료급여 환자들에게 돌리는 것은 복지부의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 결국 정부가 의료급여 예산을 축소한 것은 의료급여 수급권자들의 의료이용을 제한하여 진료비 지출을 줄이려는 것이다. 수급권자들의 의료 이용할 권리를 침해하고 의료이용에서 차별이 심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가난에 빠진 사람 벼랑끝으로 떠밀기


긴급복지 지원은 올해 예산 1,533억원에 비해 1,004억원이나 삭감된 529억원으로 1/3로 줄어들었다. 경제위기가 계속되면서 서민이라면 누구라도 위기 상황에 빠질 수 있는데, 이때 긴급복지 지원은 생계와 의료, 주거, 연료비, 전기요금 등을 제공하여 당장의 생활을 지탱해주는 안전망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그런 긴급복지 지원을 1/3로 줄이는 이명박정부는 가난에 빠진 국민을 벼랑 끝으로 떠미는 꼴이 아닌가! 

또한 의료급여 수급자, 저소득층에 대해 지원하는 건강검진, 암 검진, 암 환자 의료비 지원 등은 모두 삭감되었다. 가난한 사람들이 건강이 나쁘고 질병에 약하기 때문에 건강검진이나 조기발견이 더욱 필요하다. 수 백만원짜리 건강검진은 고사하고 건강보험의 건강검진도 의료급여 수급권자에게는 그림의 떡인데, 그나마 시행하는 건강검진과 암환자 지원예산이 축소되면 건강 불평등은 더욱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돈 없어 병원가기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하는 예산마저 삭감하는 정부는 서민을 위한 정부가 아니다. 


우리나라 헌법 제36조 제3항에는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명시되어 있다. 보건의료기본법 제10조 제1항에는 ‘모든 국민은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자신과 가족의 건강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되어 있다. 법에는 보편적 복지국가의 면모를 담고 있으나 이명박 정부는 가난한 이들의 건강과 생명의 권리를 너무 가벼이 보는 것 아닌가. 비상식적이고 반인권적인 예산을 국회만이라도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 

 

 인권운동사랑방 [인권 오름] 12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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